플랫폼의 진화과정

마지막 업데이트: 2022년 4월 19일 | 0개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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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플랫폼의 현재(2020년 기준) / 출처 11번가, 이베이코리아, 네이버, 인터파크, 쿠팡, 티몬, 위메프, 롯데쇼핑, CJ ENM, SSG, 카카오커머스, 현대백화점, GS SHOP, 번개장터, 무신사, 당근마켓, 지그재그 홈페이지

[네이버 독점 대해부] "메가플랫폼 된 네이버. 사회적 견제 논의해야"

"구글, 아마존이나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들이 소비자에게 '편리함'이라는 큰 이익을 주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플랫폼 비즈니스는 그 유명한 ‘네트워크 효과'를 지녔기 때문에 독점의 DNA를 충분히 갖고 있다. 각 분야에서 주요 플랫폼 기업이 시장을 장악했을 때 이용자들과 생산자들 모두에게 불공정 거래의 영향력들이 나타날 수 있다.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사회적 관리가 필요하다."

"시민사회의 역할과 체계적인 사회적 감시도 필요하다. 현재는 플랫폼이 진출한 산업별로, 즉 택시업계, 배달업계 등이 각각 따로 대응하는 측면이 있는데 그러면 사회적 책임을 체계적으로 묻기 어렵다. 사회적 감시를 총체적으로 하지 않으면 노동의 문제부터 공론장 훼손의 문제, 기술로 인한 소외계층의 문제, 경쟁제한의 문제 등 복합적인 상황을 해결하기 어렵다."

원용진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 학부 교수는 오래 전부터 포털 등 플랫폼 기업들의 문제에 대해 연구해 왔다. 제자인 박서연씨와 함께 2021년 9월 출간한 『메가플랫폼 네이버』는 그런 연구의 결과물이다. 박서연씨가 2018년 12월 쓴 석사학위 논문 '한국 인터넷 경제의 형성과 포털 사이트의 진화 - 네이버의 서비스 확대과정을 중심으로' 역시 그 과정에 있다. 원 플랫폼의 진화과정 교수가 논문의 지도교수였다.

네이버 등 플랫폼 기업들의 문제점을 언급하면, 사람들의 반응은 '편리하게 쓰면 되는 거지, 뭐가 문제냐'라는 게 대다수라고 한다. 원 교수는 "학생들에게 플랫폼 기업의 독과점 문제, 불공정행위, 데이터 수집 등을 얘기해도 당장 너무 편리한데 안 쓸 건 아니지 않냐고 한다"며 "그렇게 나오면 솔직히 할 말이 없는데, 그래도 우리가 그런 문제를 알고는 써야 하지 않냐는 정도에서 토론이 끝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가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다. 결국 선택의 문제다"라고 말했다. 네이버 등 플랫폼 기업들에 대해 규제를 할 것인지, 한다면 어느 정도로 해야 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이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 교수는 책에서도 네이버의 성장 역사를 되짚고, ‘메가플랫폼'이 된 네이버의 사업확장 방식에 대한 사회적 견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용자들의 저작물이나 콘텐츠 뿐 아니라 데이터까지 샅샅이 흡수해 성장해 온 네이버가 이에 대한 충분한 사회적 기여를 하지 않고 있다며 네이버의 ‘플랫폼화'가 미칠 사회적 악영향에 대한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원 교수를 지난 12일 서강대학교에서 만났다.

- 네이버는 검색시장의 지배력을 바탕으로 각종 사업에 진출하면서 영역을 확장하며 성장해왔다.

"지금 네이버는 완전히 ‘장사터'가 됐다. 네이버의 공론장 역할이 사라졌다. 문제는 네이버의 성장이 결코 홀로 이룬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공적인 도움이 없었다면 네이버는 이처럼 크지 못했다. 이용자들이 네이버에 제공한 데이터들을 통해 네이버가 성장했다.

네이버는 이용자들이 생산한 지식iN이나 블로그 콘텐츠를 확보하면서 검색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다. 또 언론사가 기사라는 정보를 네이버에 제공한 것도, 검색 대상이 되는 네이버의 데이터를 풍부하게 한다는 점에서 매우 큰 역할을 했다.

물론 네이버가 공짜로 사용한 건 아니다. 그렇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이용했다. 그러나 네이버는 이를 충분히 보상하지 않고 있다. 즉, 네이버의 성장은 ‘홀로' 이룬 것이 아니다. 네이버는 오직 자신의 공으로 성장했다는 생각을 버리고 사회적 기여를 어떻게 잘 해나갈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특히 이용자 데이터가 없으면 장사를 하기 어렵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그것이 책을 쓴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네이버의 공적 책임이 크게 요구되는 데 비해, 네이버에 책임론을 제기하는 목소리는 높지 않다. 이 책을 통해 책임을 요구하는 논리를 정리하고 싶었다."

- 네이버에 어떤 방식으로 책임을 지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미국에서는 빅테크에 그 힘의 크기만큼 책임을 지도록 할 방안을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다. 이는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하나는 독과점법으로 빅테크 기업을 구조적으로 잘 정리하자는 것이다. 과거 기업분할에 뿌리를 둔 내용이다. 다른 하나는 빅테크 같은 기업의 성격을 ‘일반회사'가 아닌 ‘퍼블릭 유틸리티'. 곧 공적 기여를 하는 기업으로 바꿔서 사회적 통제를 하자는 내용이다. 사외이사 제도를 실질적으로 돌아가게 해서 사회적 통제를 할 수 있는 거버넌스 체제를 만드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지금 한국은 이 두 가지 방안 모두, 즉 빅테크 기업들에 책임을 요구하는 방식에 대해서 준비되고 있지 않은 듯하다.

특히 바이든 정부 철학에서 중요한 것은 독점을 바라보는 관점을 전환한 데 있다. 과거 공화당 정부에서는 소비가가 이익을 보면, 곧 후생이 늘어나면 독점은 용인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바이든은 플랫폼 기업의 특성상 멀리 보면 독과점으로 이어지면서 나타날 구조적 폐해들이 존재한다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바이든 행정부는 ‘구조적 통제'를 하자고 제안한다. 중요한 건 이 구조적 통제의 규제를 정교하게 잘 만드는 데 있다.

물론 우리도 미국식 규제 추진 방향을 반드시 따를 필요는 없다. 그러나 플랫폼 비즈니스는 그 유명한 ‘네트워크 효과'를 지녔기 때문에 독점의 DNA를 충분히 갖고 있다. 나중에 각 분야에서 주요 플랫폼 기업이 혼자만 남게 되면 이용자들과 생산자들 모두에게 불공정 거래의 영향력들이 나타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 FTC(공정거래위원회)의 규제 방향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 한국 정부 부처들은 어떤 식의 규제를 고민해 볼 수 있나.

"공정거래위원회의 플랫폼 비즈니스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은 잘 알지 못한다. 다만 네이버의 사회적 책임을 제도적으로 논하기 위해선 방송통신위원회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플랫폼 비즈니스를 산업적으로 접근을 한다. 반면 방통위는 정치적· 사회적 접근을 할 수 있는 정부 기관이다.

또 시민사회의 역할과 체계적인 사회적 감시도 필요하다. 다만 현재는 플랫폼이 진출한 산업별로 대응하는 측면이 있다. 예를 들어 카카오택시 부분이 화두가 되면 택시업계에서만, 배달의민족이 화두가 되면 이를 배달업계에서 대응하는식이다. 이런 식으로 별도로 나눠서 대응하면 사회적 책임을 체계적으로 묻기 어렵다. 총괄적인 시각이 필요하다. 사회적 감시를 총체적으로, 논리적으로 하지 않으면 각종 사회문제들로 이어진다. 노동의 문제부터, 공론장 훼손의 문제, 기술로 인한 소외계층의 문제, 경쟁제한의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이어진다."

- 리나 칸 미국 FTC 위원장이 참여한 미국 하원의 보고서를 보면, 빅테크 기업들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적이라는 플랫폼의 진화과정 표현도 있다.

"리나 칸은 바이든 정부의 정책을 대변하는 상징적 인물로 부각되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미국 중산층의 경제력을 다시 키워야 한다고 본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골목상권을 키워야 하는데 빅테크 기업들이 그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빅테크 기업의 성장이 빈부격차를 키울 가능성, 모든 경제 주체에게 이익이 골고루 돌아가기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는 두려움이 깔려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 아니겠나. 네이버나 카카오나 소비자에게 큰 이익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편리하다. 다만 이들만 시장에 남게 됐을 때, 시장을 장악하게 됐을 때 우려되는 점들이 있다. 우리도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사회적 관리가 필요하다."

-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기업들이 구글 등 외국 기업으로부터 국내 시장을 지켰고, 국내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네이버 카카오는 규제 논리에 대해 ‘토종성'을 강조하는 담론을 스스로 만들어냈다. 연구하다보니 놀랐는데, 과거 네이버가 자신에 대해 ‘삼별초'라는 표현을 광고문구로 사용했었다. 몽고에 대항해서 싸운다는 민족주의적 정서를 건드리는 표현을 썼다. 외국 기업들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네이버의 성장이 잘못되면 모두가 손해를 보는 것 같은 담론을 마케팅 측면에서 사용한 것이다.

또 ‘미래 먹거리'라는 담론도 강조한다. 잘못 규제했다가 산업을 흔들 수 있다는 위기감을 자극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 프레임은 기업 이익 측면에서는 상당히 잘 짠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프레임을 다시 되짚어봐야 한다고 본다. 언론의 역할도 여기에 있다."

- 책에서 네이버 블로그 등을 작성한 이용자들의 데이터들이 네이버 성장에 큰 도움이 됐지만 보상이 충분치 않았다고 강조했다. 유튜브가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에게 제공하는 보상 시스템과 비교하면 어떤가.

"유튜브도 매우 큰 문제이긴 하다. 유튜브는 플랫폼 유료화의 전형적인 진화과정을 보여준다. 광고를 통해 수익을 얻는 동시에, 또 광고를 보지 않으려면 유료로 가입할 것을 제시한다. 전형적인 플랫폼 비즈니스 진화과정을 보여주는 것이다.

다만 네이버는 유익한 정보를 주는 블로그의 기능을 상당히 약화시켰다. 네이버도 블로그를 통해서 수익을 공유받을 수 있는 방식을 만들었는데, 그 방식에 상당히 문제가 있다. 유익한 정보를 주는 블로그 공간이 아니라 페이지뷰로만 상업적으로 판단한다. 그렇기 때문에 상업주의적 판단이 앞섰고, 한국 블로그의 영향력이 매우 약하게 됐다. 외국에는 유용한 정보들을 누적한 좋은 블로그들이 상당히 많다. 그런데 네이버는 네이버에 가입하지 않은 블로그가 검색에 잡히기 매우 어렵다. 상업적인 블로그만 판치게 됐다."

- 다른 포털도 그런 것 아닌가.

"한국 네이버가 플랫폼의 진화과정 특히 그렇다. 그래서 한때 네이버를 향해 ‘가두리 양식'이라는 비판이 있었다. 공론장이 아니라 상업적 공간만 만드는 역할을 했다. 네이버 블로그도 공론장보다는 상업적 공간이 돼버렸다. 김범수, 이해진 같은 리더들이 자기 재산을 얼마나 사회에 내놨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네이버나 카카오가 사회에 충분히 기여하는 방향으로 굴러가도록 하려는 고민들이 중요하다."

- 네이버는 다양한 사업 영역에 진출했다. 쇼핑, 웹툰, 금융, 헬스케어, 부동산 등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플랫폼 비즈니스의 특징이다. 이는 데이터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데이터가 있기 때문에 사업적 성공이 가능한 분야를 빠르게 알 수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플랫폼에 모인 이용자 데이터를 굉장히 많이 갖고 있다. 어떤 사람들이 어떤 공간에서 무엇을 하는지를 알 수 있다는 것이기에 어떤 비즈니스를 하든 실패하기가 어렵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데이터가 없는 기업들은 같이 사업을 하길 원할 것이다. 그렇게 파트너십이 이뤄지면서 사업 확장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를 ‘상호교차보조'라고 할 수 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파악한, 수익이 되는 영역에 지원해주는 방식으로 기업가치를 키우고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네이버나 카카오에는 수익이 아직 나지 않는 계열사들도 상당히 있지만, 언제든 해당 비즈니스를 키울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일부 사업군이 ‘적자'라고 해도 적자처럼 보이지만, 적자로 보기 어려운 비즈니스라고 봐야 한다. 해당 기업의 다른 사업에 도움이 되니까."

- 네이버를 규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에 대해, 구글 등 해외 플랫폼 기업들이 국내 시장을 점유하면 어떡하냐는 우려와 반론이 뒤따른다.

"중요한 것은 선택이다. 이는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가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과거 한국 영화계에서 외국 영화들로부터 국내 영화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스크린쿼터제'를 실시했다. 그 결과 한국 영화 내에서 영세한 독립영화들은 그 혜택을 보지 못했고, 대자본 영화들만 혜택을 받다. 최근에야 한국 내부에서도 독립영화를 보호하기 위한 스크린쿼터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금은 외산기업이냐, 국산기업이냐의 문제로 명쾌하게 판단하기에 어렵다. 또 네이버는 한국의 로컬 회사라고만 보기 어려울 정도로 라인 등을 통해 글로벌 기업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된다."

- 네이버의 국제적 영향력이 커졌다고 봐야 하나.

"라인이 대표적이다. 지금 일본에서는 라인이 소프트뱅크와 손잡고 SNS, 쇼핑, 전자상거래, 결제 등 사업 영역을 굉장히 확장하고 있다. 또 라인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도 굉장히 잘된다. 라인페이의 상용화를 통한 핀테크 비즈니스, 그리고 핀테크 비즈니스와 연결되는 헬스케어 비즈니스 등이 굉장히 확장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 네이버의 킬러인수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잠재적 경쟁자를 사전에 제거하거나 우수인력을 흡수하면서 성장해왔다고 볼 수 있나.

"비슷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지금은 네이버보다는 카카오가 이 문제에서 지목받고 있다. 구체적인 사례들은 연구를 통해서 더 밝혀져야 할 것 같다. 다만 네이버가 최근에는 글로벌 마켓을 대상으로 통큰 인수합병을 진행할 정도로 굉장히 적극적으로 움직인다. 세계에서 가장 큰 스토리텔링 플랫폼 '왓패드'를 통째로 사버린 것이 대표적이다."

- 네이버는 카카오만큼 ‘골목대장', ‘불공정' 문제로는 이슈화되지 않고 있다.

"네이버는 2013년쯤 사회적 지탄을 크게 받은 이후, 골목대장 노릇을 자제한다는 이야기들이 마치 정설처럼 만들어졌다. 하지만 다시 잘 들여다봐야 한다. 2013년 이후엔 네이버보다 카카오의 여러 불공정행위들이 부각돼서 상대적으로 이같은 문제들이 덜 부각된 측면이 있을 것이다.

웹툰 비즈니스를 예로 들겠다. 웹툰 비즈니스에서 네이버는 작가를 발굴하기 위해 등용문 공간을 만들어주고 그들의 작품을 소개해주는 일을 해왔다. '베스트도전만화' 같은 공간을 통해서였다. 그런데 지금은 어떨까. 시간이 흐르면서 네이버웹툰에 작품을 런칭하는 과정에서 에이전시를 통하지 않고서는 어려운 측면이 높다. 그런데 네이버가 에이전시에 또 투자한다. 여러 단계에 걸쳐서 불공정한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다."

- 책에서 네이버의 데이터 독점 문제도 지적했다.

"플랫폼 비즈니스의 3대 요소는 데이터, 알고리즘, 사용자 확보다. 데이터가 없으면 알고리즘은 무용지물이고, 반대도 마찬가지다. 데이터에 대해서 어떻게 사회적으로 플랫폼의 진화과정 관리할 것인가. 알고리즘은 어디까지 공개해야 하는 문제도 사회적으로 고민해야 할 문제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아니기 때문에, 알고리즘 공개 범위에 대해서 정확히 알기는 어렵다. 다만 데이터든, 알고리즘이든 시민의 삶에 미치는 문제들이 중요하다면 시민들의 자기결정권도 매우 중요하다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 서비스 이용약관에 ‘동의한다'고 표시하지 않으면 서비스를 사용하쓰기 어려운 문제들이 있기 때문에, 이용자들에게 실질적인 동의를 물을 수 있는 평가 체제가 필요하다."

- 네이버 서비스 약관을 살펴보면, 네이버의 이용자 데이터 수집범위 등이 상당히 넓다.

"우선은 그런 부분들에 대한 공정위의 약관심사가 필요하다고 본다. 또 방송통신위원회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본다. 지금은 이들 기관에 대해선 MBC, KBS 같은 방송 미디어 부분에 대한 견제 역할만을 떠올린다. 그러나 플랫폼에 전문성을 가진 전문가들을 채우고, (네이버에 대한) 제대로 된 사회적 견제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려면 지금처럼 정당에서 위원들을 추천하는 방식을 넘어서야 한다."

- ‘메가 플랫폼’이나 ‘플랫폼화'를 강조한 이유는

"플랫폼화는 온갖 산업들에서 수직통합(관련 사업의 수직계열화)과 수평통합(다른 사업으로 확장)의 방식으로 진출하면서 끌고나가는 방식을 빚댄 용어다. 그래서 네이버라는 플랫폼이 개인의 일상과 삶 자체를 의존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네이버는 굉장히 큰, 메가플랫폼인 것이다. 산업의 영역에서만이 아니라 개인의 일상 자체들이 네이버라는 플랫폼에 의존하게 되는 삶. 이런 이야기를 책에서 하고 싶었다. 이제 학계에서도 더 많은 논의들이 필요한 때라고 본다."

플랫폼의 진화과정

c20121227-1

2012년, 왜 이 책이었나? 1. 문화관광부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된 >

미디어 생태계를 처음 말한 책
다른 나라에서는 그렇지 않았지만 한국에서 미디어 생태계라는 말은 익숙지 않았다. 미디어 정책이나 미디어 전략 또는 미디어 프레임은 흔했지만 미디어 환경 자체를 생각하는 논의 공간은 협소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절은 변했고 미디어는 정책이나 전략보다 더 중요한 단어가 되어 버렸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미디어 생태계를 논의한 이 책이 올해의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된 것은 분명 늦었으나 다행스런 일이다. 공동 저자 가운데 한 사람인 김대호 인하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에게 이 책의 메시지를 물었다.

“미디어 산업을 생태계로 인식하는 패러다임 시프트가 일어났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흐름에 맞춰 각 분야 전문가들의 지혜를 모아 시의적절하게 발간했다. ‘미디어 생태계’를 주제로 한 최초의 서적이다.” 방석호, 홍익대학교 법과대학 학장

“요즘 미디어 업계의 화두는 상생을 통한 동반 성장이다. 전문가들이 모여 >를 펴냈다. 변화하는 미디어 생태계의 개념과 특성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조신, 지식경제부 R&D 전략기획단 정보통신 매니징디렉터

우수학술도서 선정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디지털 컨버전스가 가속화되면서 미디어 기업의 사회적 관계는 더욱 복잡해지고, 미디어 산업의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다. 인터넷과 모바일의 영향으로 미디어 산업 참여자 수도 크게 늘었다. 이해 갈등이 커질 수밖에 없고, 상생과 균형이 중요해졌다. 미디어 산업을 일방적인 흐름이 아니라 협력, 참여, 다양화, 공진화의 틀로 보는 생태학적 관점이 필요해진 이유다. ‘미디어 생태계’라는 화두를 포괄적으로 정리한 국내 첫 저술이어서 주목을 끈 것이 아닌지.

미디어 생태계란 무엇인가?
미디어 산업을 바라보는 새로운 개념, 나아가 새로운 환경과 철학을 의미한다. 참여자들의 상생과 균형 발전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현상을 적시할 수 있는가?
미디어 이용자들이 콘텐츠를 수동적으로 소비하는 단계를 넘어섰다. 그들은 콘텐츠를 창출·분배·소비하는 과정에 능동적으로 참여한다. 소셜 네트워크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진다.

미디어 생태계의 특징은 무엇인가?
이용자와 미디어 간의 연결성 증가, 소통방식 변화, 소통능력 확대가 두드러진다.

이 생태계는 어떤 과정을 통해 진화되는가?
스마트 미디어의 확산은 새로운 소통방식의 등장과 소통능력의 확대를 가져온다. 프로슈머나 크라우드 소싱은 이용자-산업 간에 새로운 관계방식과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한다.

진화의 다음 과제는 무엇인가?
하드웨어-콘텐츠, 거대 미디어 기업-중소 독립제작사, 인쇄-전파 미디어 간에 ‘윈-윈’할 수 있는 새로운 관계틀이 필요해졌다.

연관 개념의 재정비가 필요하지 않을까?
그렇다. 생태계 개념으로 보면 기존의 수동적인 이용자는 공동창조자 또는 프로슈머로 다르게 읽힌다. 지난 30년간 애용되어 온 개념인 가치 사슬도 가치 네트워크로 대체된다. 단순한 협력과 경쟁은 협력적 경쟁과 진화로, 개별 기업 전략은 총체적인 가치 생태계를 고려한 전략으로 다시 나타난다.

콘텐츠, 플랫폼, 네트워크, 단말기 부문에서는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가?
콘텐츠 분야에서는 콘텐츠 빅뱅이 촉발되고 있다. 엔스크린의 증가로 크로스 미디어 플랫폼 기반의 콘텐츠 유통이 활성화될 것이다. 플랫폼 분야에서는 앱의 폭발과 웹의 진화가 야기되고 있다. 네트워크에서는 비디오 트래픽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네트워크 고도화와 차세대 네트워크 문제가 자연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단말기 분야에서는 스마트 디바이스의 확산으로 범용화가 일어나고, 그 차이가 무의미해지고 있다.

모바일 시장은?
이동통신사업자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업이 시장을 바꾼다. 카카오톡이나 헬로 모바일이 예가 될 것이다. 해외에서도 디즈니 모바일, 스카이프가 참여하면서 소비자 선택 폭이 넓어졌다. 모바일 생태계가 다양성을 확보하고 동적 활력을 갖춘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다.

스마트티비 시장은?
스마트티비의 등장은 티비 시장의 전환을 보여준다. 티비 플랫폼의 다양성이 대두된다. 지금 티비는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바뀌고 있다. 방송 콘텐츠뿐만 아니라 웹의 다양한 멀티미디어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능동적 기기로 발전하는 것이다.

기존 티비는 끝났는가?
당장 대체는 어려울 것이다. 스마트 티비의 앱과 콘텐츠가 풍부해지지 않으면 도약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신문은 미디어 생태계에 적응할 수 있을까?
구독자도, 읽는 시간도, 광고 매출도 줄고 있다. 그러나 신문 위기설은 라디오와 티비가 등장했을 때부터 시작된 고담준론이다. 신문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미디어에 적응하면서 정보 생산과 유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낼 것이다.

소셜 미디어는 미디어 생태계와 어떤 관계일까?
출판, 방송, 인터넷과 같이 미디어의 진화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소셜 미디어는 하나의 단순 미디어로 남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포털을 대체하면서 소셜 플랫폼으로 발전할 것이다.

미디어 생태계를 위한 정부의 역할은 무엇인가?
미디어 생태계는 개방과 자율 환경에서 발전할 수 있다. 정부는 직접 개입이 아니라 생태계를 조성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정부가 보유한 공공 정보를 민간에게 개방하여 이를 산업으로 발전시켜야 하고 특정 기술에 편향된 규제 정책 개선이 시급하다.

부록. > 서문
상생과 협력, 미디어 생태계 시대
스마트 시대를 맞는 미디어 산업계가 분주하다. 현재 미디어 분야를 특징짓는 하나의 단어를 꼽는다면 스마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마트폰, 스마트TV 등 미디어의 스마트화에 따라 스마트 컨버전스 빅뱅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는 데 이견을 달 사람은 없다. 특히 태블릿, 스마트TV 등 스마트 디바이스와 클라우드 서비스의 결합은 스마트폰이 가져왔던 변화보다 더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그런데 스마트 미디어는 종전의 미디어 산업이 자리잡고 있는 환경과 기반, 패러다임과는 다른 차원의 질서를 요구하고 있다. 예전에는 경쟁을 통한 생존과 수직적인 통제가 지배적이었다면, 이제는 경쟁을 통해 이기고 지는 것이 아니라 같이 상생하고,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수평적인 관계가 적합한 질서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다양한 미디어 관련 참여자들의 균형과 발전을 지향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스마트 산업이나 스마트 이용자와 같이 생산자와 이용자가 분리된 개념이 아니라 같이 상생하는 접근이 요청된다.

이런 상황에서 미디어 분야도 이를 포용하는 새로운 개념이 필요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미디어 생태계 개념을 사용하게 되었다. 그것은 단지 개념의 변화만이 아니라 새로운 환경과 철학을 의미한다. 미디어 생태계 내 참여자들의 상생과 균형 발전을 지향하는 것이다. 특히 이용자들은 기존 미디어가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콘텐츠를 수동적으로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콘텐츠를 창출·분배·소비하는 과정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제는 미디어 분야를 생태계적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

이런 변화에 따라 미디어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모여서 지난 1년 동안 미디어 생태계를 연구했고, 그 결과물로 이 책을 발간하게 되었다. 이 책은 모두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은 미디어 생태계의 개념과 의미 등을 다뤘다. 왜 이제 미디어 생태계가 필요한지, 그 특징은 무엇인지 설명한다. 미디어 생태계의 특징을 협력적·참여적·생산적·다양성·진화로 본다. 특히 개방적이며 글로벌한 환경으로 미디어가 변화하는 것을 주요 특징으로 생각한다. 미디어 생태계는 스마트, 소셜화의 변화를 겪으며, 그 외연을 확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제2장은 미디어 생태계 연구에 대한 역사와 방향을 다뤘다. 디지털 환경에서 전통적 의미의 미디어 가치사슬을 분석하는 관점이 변화하고 있다. 이제 미디어 산업은 더 이상 가치사슬적 관점에서 해석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미디어 산업의 가치는 미디어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플레이어들의 조합으로 창조되는 것이다. 또한 종래 사업자 중심의 생태계에서 이용자 중심의 생태계로의 진화가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기존에 정부가 주도해 미디어 생태계를 조성하고 발전시키는 모습을 지양하고, 시장 수요와 기술 발전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생태계 구성원들이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생태계를 이끌어갈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제3장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미디어 생태계의 변화에서 다룬다. 소셜 미디어는 인터넷 이용자를 다룬다. 필자는 SNS가 출판, 방송, 인터넷과 같이 미디어와 문명의 진화 과정에 한 획을 긋는 역사적인 결절점이라고 본다. 그것은 SNS의 본질적 요소들이 사회와 미디어 생태계의 구조를 구성하는 주춧돌이기 때문이다. 특히 SNS의 소셜, 스마트폰, 개방성은 미디어 생태계의 변화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특히 소통의 개방성을 규범화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 필자는 관계망과 정보를 개방함으로써, 정보의 질과 사회적 소통의 효율성을 높여주었다고 본다.

제4장은 미디어 플랫폼의 진화과정 생태계의 특징을 인간관계, 정보, 정보관계망의 진화 관점에서 살펴본다. 필자는 특히 정보의 역사적 관점과 생태계 관점을 결합하는 새로운 시각을 보여준다. 우리가 알고 있던 의미 단위의 정보 개념은 와해되고 일정한 관계망 위에 흐름의 의미가 더 강해지고 있는 것이다. 지식 생산과 소통에서 협력과 협동이 더욱 두드러지는데, 이것이 미디어 생태계의 특징으로 나타남을 보여준다.

제5장은 모바일의 변화에 따른 생태계의 변화를 다룬다. 모바일 산업은 독식과 폐쇄로 대표되는 가치사슬에서 공생과 개방을 표방하는 새로운 모바일 생태계로 진화하고 있음을 설명한다. 필자는 비주류 모바일 사업자들의 사례를 통해 이들이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을 통해 어떻게 모바일 생태계의 변화를 초래하고 있는지 분석한다. 특히 디즈니 모바일, 월마트의 선불 모바일 서비스, 세리프링크 와이러리스, 블릭 등의 사례는 차별화된 새로운 서비스로 모바일 생태계 변화에 영향을 주고 있음을 보여준다.

제6장은 스마트TV 등장에 따른 미디어 생태계의 변화를 다룬다. 우리는 애플의 새로운 애플TV 출시와 함께 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구글TV’를 출시함에 따라 스마트폰에서 촉발된 모바일 혁명이 거실TV로 확산될 문턱에 와 있다. 스마트TV는 스마트 미디어 생태계의 핵심으로서, 그 파급효과가 대단히 클 전망이다. 스마트TV는 궁극적으로 가정용 멀티미디어센터 및 홈서버의 형태로 진화하는 가운데 모든 전자기기와 호환되고 다양한 이동형 디바이스와 연동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TV의 출현은 미디어 산업에서의 새로운 협력관계 모델을 보여준다. 과거에는 한 분야의 독보적인 경쟁력을 바탕으로 성장을 이끌어 왔다면 오늘날은 다양한 산업 간 협력이 바탕이 되는 사업 영역의 확장을 통한 각 분야에서의 플레이어들 간의 협력관계가 필수적이다. 미디어 생태계의 변화는 스마트TV에서 시작되고 종결될 것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 향후 변화가 대단히 중요할 것이다.

제7장은 미디어 생태계에서의 플랫폼 전략이다. 필자는 미디어 생태계의 변화가 플랫폼을 중심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고, 그 핵심에 존재하는 플랫폼 전략을 다룬다. 플랫폼은 미디어 생태계의 주요 구성요소다. 생태계의 중요한 세 가지 요소는, 첫째, 가치 창출의 근간인 플랫폼, 둘째, 소비자로 형성되는 시장, 셋째, 소비를 통해 플랫폼의 가치를 증대시켜주는 보완재 시장으로 본다. 미디어 생태계의 변화는 바로 플랫폼에 있으며, 플랫폼의 영향력은 더욱 증대될 것으로 본다. 이때 오픈 이노베이션의 활성화 정도가 플랫폼 경쟁의 우위를 차지하게 되는 결정적 요소가 될 것이다.

제8장은 미디어 생태계에서 전통적인 미디어의 변화가 중요하다. 특히 신문은 가장 전통적인 미디어로서 미디어 생태계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분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 따라서 기존 미디어가 모바일 시대의 미디어 생태계에서도 어떻게 스스로의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할 것인가는 대단히 중요한 문제다. 특히 이미 위기에 처한 미디어의 경우 그 성공 여부는 위기 극복의 열쇠가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미 여러 곳에서 위기 징후를 보여주는 신문은 모바일에서의 대처가 더욱 중요하고 절박하다.

제9장은 미디어 생태계, 특히 모바일 미디어 생태계에서 소비자의 대응을 다룬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채택하는 일은 그것이 가져올 분명한 이득이 있더라도 쉬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새로운 혁신을 채택하는 일이 가져올 이득이 불확실하거나 채택으로 인해 지불해야 할 비용이 크다면 혁신을 채택하는 일은 더욱 어려워진다. 혁신을 채택하기보다 오히려 혁신을 거부하고 혁신에 저항할 가능성도 생긴다. 그래서 이용자의 혁신 저항은 대단히 중요한 이슈다. 이 장에서는 그러한 혁신 저항의 사례로 모바일 뱅킹, 영상 통화, 모바일 오피스를 들고 있다. 혁신에 대한 저항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미디어 생태계의 관점에서 살펴보는 일은 그래서 중요하다.

제10장은 모바일 미디어 생태계의 변화에 오히려 늑장을 부리고 저해하는 정책 문제를 다룬다. 주지하다시피 아이폰의 등장은 그동안 폐쇄적인 환경에 머물러 있던 정부와 산업계에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필자는 이제 개방과 시장 메커니즘이 새롭게 짜여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자상거래에서 특정표준의 사용을 강요하는 등 우리나라에만 있는 특정 기술 편향적인 규제를 철폐하고, 보다 개방적인 생태계 정책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이 책의 발간은 SK경영경제연구소의 염용섭 정보통신연구실장의 지원으로 가능했다. 이 연구와 모임을 지원하고, 함께 미디어 생태계의 변화를 생각하고 때로는 많은 아이디어를 제시해 주었다. 심용운 박사는 필자들과 함께 구체적으로 연구를 논의하고 진행했다. 커뮤니케이션북스의 전정욱 주간과 박선영 팀장은 책이 잘 나오도록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 필자들을 포함해 이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GIS 히스토리

지난 50년 동안 GIS는 개념에서 과학으로 진화했습니다. 기본적인 도구에서부터 세상을 이해하고 계획하기 위한 현대적이고 강력한 플랫폼에 이르기까지의 놀라운 GIS의 진화 과정은 몇 가지 주요 이정표로 표시됩니다.

GIS의 초기 히스토리

공간 정보 시스템(GIS) 분야는 1960년대 컴퓨터와 초기의 정성적 및 계산적인 공간 개념이 등장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초기의 GIS 작업에는 학계의 중요한 연구가 포함되었습니다. 이후, Michael Goodchild가 이끄는 National Center for Geographic Information and Analysis에서는 공간 분석 및 시각화와 같은 주요 공간 정보 과학 주제에 대한 연구를 공식화했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공간 과학 세계의 정성적인 혁명을 촉진하고 GIS의 토대를 마련했습니다.

최초의 GIS

Roger Tomlinson은 캐나다 공간 정보 시스템을 시작, 계획, 개발하기 위한 선구적인 작업을 통해 1963년에 세계 최초의 컴퓨터화된 GIS를 구축했습니다. 캐나다 정부는 Tomlinson에게 천연자원의 관리 가능한 목록을 작성하도록 의뢰했습니다. 그는 컴퓨터를 이용해 모든 지역의 천연자원 데이터를 병합하는 것을 구상했습니다. Tomlinson은 대량의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하기 위해 자동화된 컴퓨팅 디자인을 만들었고, 이를 통해 캐나다는 국가 토지 사용 관리 프로그램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또한 GIS라는 이름을 명명했습니다.

하버드 연구소

Howard Fisher는 1964년 노스웨스턴 대학 재직 중에 SYMAP로 알려진 최초의 컴퓨터 매핑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중 하나를 만들었습니다. 1965년에는 하버드 컴퓨터 그래픽 연구소를 설립했습니다. 이 연구소는 최초의 컴퓨터 맵 제작 소프트웨어 중 일부가 만들어지고 개선되는 공간이었으며, 공간 분석 및 시각화를 위한 연구 센터가 되었습니다. 지리학자, 기획자, 컴퓨터 과학자, 여러 분야의 재능 있는 사람들이 연구소에서 대부분의 GIS 및 응용프로그램에 대한 초기 개념을 구상했습니다.

Esri 설립

1969년 하버드 연구소의 구성원인 Jack Dangermond와 그의 아내 Laura는 Esri(Environmental Systems Research Institute, Inc.)를 설립했습니다. 한 컨설팅 회사는 토지 사용 기획자와 토지 자원 관리자가 정보에 입각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컴퓨터 매핑 및 공간 분석을 적용했습니다. 이 회사의 초기 작업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GIS의 가치를 보여주었습니다. Esri는 현재 사용 중인 많은 GIS 매핑 및 공간 분석 방법을 계속 개발했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회사의 소프트웨어 도구 및 현재 GIS의 표준이 된 워크플로에 대한 플랫폼의 진화과정 폭넓은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GIS 상업화

Esri는 컴퓨팅이 더욱 강력해짐에 따라 소프트웨어 도구를 개선했습니다. 회사는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 작업을 진행하면서 광범위하게 사용할 수 있는 강력한 GIS 도구 및 접근 방식을 혁신하고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Esri의 작업 방식은 학계로부터 공간 분석 및 계획을 수행하는 새로운 방법으로 인정받았습니다. Esri는 점점 더 많은 프로젝트를 보다 효과적으로 분석해야 했으며, 최초의 상용 GIS 제품인 ARC/INFO를 개발했습니다. 이 기술은 1981년에 출시되었으며 이를 통해 Esri는 소프트웨어 회사로 발전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늘날의 GIS

GIS는 실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고유한 디지털 맵 레이어를 생성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합니다. 또한 GIS는 데이터 공유 및 협업을 위한 수단으로 발전하여 현재 빠르게 실현되고 있는 비전, 즉 거의 모든 주제에 대한 전 세계의 연속적이고 중복되며 상호 운용 가능한 GIS 데이터베이스를 구현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수많은 기관에서 작업을 공유하고 매일 수십억 개의 맵을 만들어 모든 현상에 대한 스토리를 전달하며 패턴, 추세, 관계를 밝혀내고 있습니다.

GIS is about uncovering meaning and insights from within data. It is rapidly evolving and providing a whole new framework and process for understanding.

GIS의 미래

GIS는 웹과 클라우드 컴퓨팅으로의 이동, 사물 인터넷을 통한 실시간 정보와의 통합으로 거의 모든 인간의 노력, 즉 지구의 신경계와 관련된 플랫폼이 되었습니다. 전 세계가 인구 증가, 자연 손실, 오염 등의 문제에 직면함에 따라 GIS는 이러한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하는 방법에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고 매핑이라는 공통 언어를 통해 솔루션을 전달하는 수단을 제공할 것입니다.

생태계의 확장, 플랫폼 비즈니스

플랫폼의 세상이 오고 있다. 지식은 구글 검색 플랫폼을 통해 공유되기 시작했고 신문과 방송은 SNS 미디어 플랫폼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 무언가 구매할 때 상점을 찾기보다는 스마트폰에서 어플을 찾는 것이 일상이 됐다. 심지어 음식도 어플을 통해 배달시키는 게 당연시되는 세상이다. 하지만 플랫폼이 무엇인지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플랫폼이 일상을 장악해가는 지금, 이를 바로 아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완벽히 달라진 시장의 현재

플랫폼은 이전과는 다른 형태의 사업방식이다. 무엇보다 시장의 공급자와 소비자를 대상으로 새로운 환경, 도구, 인프라를 제공한다. 플랫폼이 매력적이면 공급자와 소비자 모두 자발적으로 참여하며 태생이 개방적이기에 성장 속도는 눈부시다. 참여자들의 자발적인 노력을 통해 해당 영역은 한 단계 발전한다. 지식이 공유되고 미디어는 공정해지며 상거래는 훨씬 편해졌다. 바로 이런 플랫폼이 삶의 모든 영역에 한 걸음씩 다가오고 있다.

우리가 기존에 알던 사업방식은 단선적이다. 생산, 제조와 유통, 판매가 소비자를 향해 하나의 선을 이룬다. 반면 플랫폼 사업자는 이 선들을 모두 모아 면을 만들고 그 면을 관리한다. 선에서 면으로의 변화를 알고 있으면 기존 사업과 쉽게 구분할 수 있다. 그저 기존의 방식에서 조금 변화했거나 진화됐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가장 개방된 형태, 광장 플랫폼

플랫폼 비즈니스는 3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유형화의 명칭은 없지만 개방 정도와 운영자의 참여 수준에 따라 광장, 시장, 인프라 플랫폼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광장은 가장 개방된 플랫폼이다. 지식과 정보의 플랫폼인 구글이나 미디어 플랫폼 페이스북, 그리고 컨텐츠 유통 플랫폼인 유튜브 등이 여기에 속한다. 운영원칙과 이를 뒷받침하는 핵심적인 알고리즘에 의해 운영되며 대부분이 글로벌 플랫폼으로 작은 시장을 나눠 갖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당근마켓은 3조 원의 가치를 인정받으며 중고거래 플랫폼의 대장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당근마켓은 중고거래 과정에 참여하지 않는다. 우리가 아는 ‘결제’의 역할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저 동네 사람임을 인증해주고 그가 얼마나 믿을만한지를 거래온도로 알린다. 당근마켓을 통해 우리는 동네 사람을 만나고, 중고물품을 싼 가격에 나눈다. 소수의 사람들이 중고물품을 사고팔던 16년 된 중고나라와 당근마켓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당근마켓이 가진 가치는 중고거래를 통한 수수료 수익이 아니라 동네 사람들이 서로 만날 수 있는 모바일 상의 광장을 만들어냈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이 새로운 광장을 ‘하이퍼 로컬 커뮤니티 플랫폼’이라 부른다.

만나고 결제하는 시장 플랫폼

시장 플랫폼을 이해하는 데 가장 쉬운 예는 오픈마켓이다.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한다. 만남을 편리하게 하고 중간에서 이들 간의 신뢰를 구축한다. 이렇게 수많은 상품과 고객이 만나게 됐고 전자상거래라는 새로운 방식이 자리잡았다. 이로 인한 플랫폼 간의 경쟁은 규모의 경쟁을 기본으로 한다. 보다 많은 판매자가 더 많은 구매자를 모이게 하고, 다수의 구매자는 판매자를 유인하기 때문이다. 교차네트워크 효과라는 플랫폼의 양면시장이 갖는 특징은 어떻게 하면 빠르게 규모를 확보할 것인가의 경쟁으로 치닫는다. 현재 우리가 목도하는 쿠팡의 독주와 이를 견제하려는 네이버, 11번가, SSG의 노력을 보면 이 경쟁의 양상을 이해할 수 있다. 오픈마켓으로 대표되던 플랫폼은 이제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며 한 단계 더 진화하고 있다 .

시장 플랫폼의 현재(2020년 기준) / 출처 11번가, 이베이코리아, 네이버, 인터파크, 쿠팡, 티몬, 위메프, 롯데쇼핑, CJ ENM, SSG, 카카오커머스, 현대백화점, GS SHOP, 번개장터, 무신사, 당근마켓, 지그재그 홈페이지

무신사는 6천여 개의 브랜드가 모여있는 패션 플랫폼이다. 운영자 무신사의 역할은 이들이 고객과 만나고 상품을 판매하게 할 뿐만 아니라 큰 규모의 패션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게 돕는다. 룩북을 만들어주고 글로벌 진출을 돕는 무신사의 지원 프로그램은 시장에 자극을 주고 경쟁을 촉진한다. 무신사가 키우고자 하는 플랫폼의 진화과정 100개의 브랜드에 선택되기 위한 경쟁이 플랫폼 내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심지어 무신사의 자체 브랜드 무신사 스탠다드는 손님을 끌어 모으기 위한 도구로 활용된다. 첫 구매를 무신사 스탠다드로 시작한 고객의 70%가 다른 브랜드를 추가 구매하기 때문이다. 매일 새로운 의지를 불태우는 패션 스타트업들의 꿈은 무신사의 대표 브랜드가 되는 것이다. 무신사는 플랫폼에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새로운 모습의 시장이라 할 수 있다.

비즈니스 환경을 제공하는 인프라 플랫폼

양면시장의 참여자에게 비즈니스 기반을 제공하는 형태로 어마어마한 투자(오프라인, 연구개발, 장비 등)를 바탕으로 플랫폼을 형성한다. 애플의 iOS, 구글의 안드로이드, 텐센트의 위챗 샤오청쉬(미니프로그램), 그리고 아마존의 AWS나 MS의 애저와 같은 클라우드 등이 여기 포함된다. 일종의 표준화 경쟁과도 유사하며 환경을 제공하는 경쟁이기에 진입 자체도 무척 힘들다. 중국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훙멍(Harmony OS)이라는 새로운 모바일 OS로 진입을 시도하고 있으며 중소기업에서는 도전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위)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아래) 카페24

인프라 플랫폼의 예시로는 패션 스타트업에게 기반을 제공하는 네이버와 카페24를 들 수 있다. 한국에서 인터넷으로 의류 판매에 도전한다면 이 두 곳이 솔루션이 된다. 난이도면에서 보면 스마트스토어가 훨씬 편하다. 네이버가 스토어, 검색, 마케팅 나아가 결제까지 모두 제공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네이버 안에 갇혀 있다는 이미지를 떨쳐내기 어렵다. 카페24는 좀 더 복잡한 과정을 거쳐 나만의 쇼핑몰을 만들 수 있다. 물론 플랫폼의 진화과정 이 자사몰을 기반으로 다양한 오픈마켓과 연동이 가능하다.

성공한 플랫폼이 시장에서 어떻게 자리 잡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버(Uber)처럼 아직 성공하지 못한 기업이 겪고 있는 문제를 이해하는 과정일 수도 있고, 위워크(WeWork)처럼 플랫폼이 되고자 했지만 인정받지 못한 기업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플랫폼이 지배하는 세상이 다가왔음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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