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촉진 지수

마지막 업데이트: 2022년 6월 22일 | 0개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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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조의 경제시선] '오픈 이노베이션' 시대 . 유럽식 창업 비자제도를 도입해야 하는 이유

벤처 투자 활발하지만
생태계 경쟁력은 낮다.

우리나라 혁신 역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2021년 블룸버그 혁신지수에서 우리나라는 90.49점으로 60개국 중 1위를 차지하며 전년보다 시장 촉진 지수 한 단계 순위 상승했다. 2021년 EU 혁신지수로도 미국·일본 등 글로벌 경쟁국 10개 나라 중 1위를 차지해 9년 연속 선두를 지켰다. 세계지식재산기구(WIPO)의 세계 100대 과학기술 클러스터 경쟁력 순위에서도 한국(서울)이 세계 4위 차지하였다.

그러나 조금 자세히 들여다보면 또 다른 모습이 나타난다. 2021년 IMD가 조사한 디지털 경쟁력 순위는 후퇴하고 있다. 64개국 중 12위를 차지해 2020년 8위에서 4계단 하락하였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홍콩, 싱가포르, 대만에 이어 4위를 차지하였다. IMD 과학기술 역량에서도 마찬가지다. 과학 인프라 부문에서 3위의 우수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지만 기술 인프라는 22위로 상반된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상반된 평가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잠정적인 해석은, 부분적으로 우수한 역량을 가지고 있으나 통합적 관점, 즉 생태계 측면에서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가진 역량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낭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된다.

지난해 국내 벤처 투자는 월 1조원 시대를 열었다. 지난해 총 투자는 1,272건, 12조286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였다. 전년 대비 무려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고속 성장세는 금년 1분기에도 이어졌다. 3조60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66%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 경쟁력은 16위에 불과하다. 중국(베이징 4위, 상하이 8위) 일본(도쿄 9위) 등과 비교해도 낮다. ‘아날로그의 나라’로 알고 있는 일본조차 스타트업 생태계 경쟁력이 한국보다 높다. 요컨대 우리나라 벤처 생태계는 투자의 양적 성장에 비해 질적인 성장은 아직 미흡하다는 것이다.

다른 나라들의 혁신생태계 경쟁력이 높은 이유는 어디에 시장 촉진 지수 있을까.

벤처 특화된 금융투자 시스템

스타트업 생태계 상위 국가들은 모두 벤처 특화 금융투자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공공부문의 역할이 적극적이다. 시장이 외면하기 쉬운 초기 스타트업 투자에 시장 촉진 지수 공공부문이 적극적으로 투자한다. 특히 이들 나라에서는 벤처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한 전문 투자기관의 역할이 두드러진다. 이들은 단순히 자금 공급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벤처 특성에 걸맞은 투자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 사례는 미국의 벤처투자 전문은행인 실리콘밸리은행그룹(SBV Financial)이다. SVB는 1983년 미국 실리콘밸리에 민간 출자자들이 벤처금융 전문투자은행으로 설립하였다. SVB는 '벤처기업-벤처캐피털·사모펀드- SVB' 간 3각 협업관계를 적극 활용하여 독특한 수익 기반을 마련하면서 벤처금융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SBV는 우리가 참고할 만한 창의적인 서비스를 가지고 있다. SVB의 금융서비스 중 가장 독특한 것은 벤처 대출(Venture Debt)이다. 벤처캐피털(VC)과 사모펀드 운용사(PE)가 투자한 벤처기업에 대해 대출을 제공하되 후속 투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상환된다. 신주인수권(Warrant)부 대출도 매우 창의적이다. 대출에다 분리형 신주인수권(Warrant)을 결합한 상품이다. 워런트는 통상 대출액의 4~5%를 받는다. 워런트는 이자율을 낮추는 동시에 SVB가 주력하는 초기 기업에 대한 대출 리스크 관리 도구 역할을 하고 있다.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신주인수권부사채 투자를 통해 향후 회사의 미래 가치에 따라 이자 수익 이상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영국은 2012년 미국 실리콘밸리은행과 유사한 벤처 전문은행 그룹인 ‘영국투자은행(British Business Bank·BBB)'을 설립하였다. 미국과 달리 정부가 직접 설립하였다. 민간 시장 자율을 중시하는 자유시장 경제의 대표 국가에서 벤처 활성화를 위해 공적 금융기관을 창설한다는 점은 이례적인 일이다.

BBB는 영국의 발달한 투자은행 산업과 연계함으로써 적절한 파트너십을 통해 스타트업 지원의 실효성을 높이고 있다. BBB는 단순히 모은 자금을 간접적으로 나누어 주는 기능에 머물지 않는다. 산하 투자회사를 통하여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극적인 투자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프랑스도 벤처 투자를 위하여 과감한 공적 개입을 선택하였다. 2012년 말 프랑스 정부는 아예 종합적인 투자은행인 ‘프랑스 공공투자은행(BPI France)'을 창설하였다. BPI는 기존 공공 금융기관을 통합하여 만들었다. 프랑스 중소기업 지원기관(Oséo), 기업 지원을 위한 예금공탁금고(CDC Entrepries), 프랑스국부펀드(FSI) 등 기존 3개 기관이 하나의 투자은행으로 통합되었다. BPI는 프랑스 혁신투자를 활성화하는 데 중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초기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하여 액셀러레이터, 인큐베이터를 직접 설립하여 운영하거나 자금 지원을 하고 있다.

개방형 밴처 생태계

벤처 생태계 경쟁력이 우수한 나라들은 대부분 개방적인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은 외국 이민자 인재들로 혁신을 이루어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 기술·공학 기업 중 24%, 실리콘밸리 기반 기업 중 44%를 이민자가 설립했다. 이민자들은 퀄컴, 머크, GE, 시스코시스템스와 같은 혁신적인 회사에서 특허 출원의 60% 이상 기여했다. 통계적으로도 실리콘밸리 엔지니어 중 70% 이상이 미국 밖에서 태어났다. 캘리포니아 전체 인구 중 27%가 외국 출생자인데, 이는 미국 전체(14%) 대비 두 배에 가깝다. 잘 알려진 ‘테슬라’ ‘스페이스X’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Elon Musk)는 남아공, 구글의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은 러시아 출신이다.

유럽 주요국들에서도 외국 인재들이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스타트업 해외 인력 유입 비율을 보면 영국은 매년 30% 이상, 독일·프랑스도 10% 이상 해외 인재들이 창업하고 있다. 이처럼 해외 인재들의 진입이 활성화하는 것은 해외 창업자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기 위한 창업비자 제도와 외국인 창업지원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데 기인한다.

- 2018년 5월 프랑스를 스타트업 중심 국가로 탈바꿈하게 하기 위해 만든 정책

- Pass French Tech 프로그램 기준으로 선택된 초고성장 중인 업체에 고용된 해외 봉급자, 투자자·엔젤 비즈니스, 인큐베이터와 액셀러레이터에 의해 선택된 해외 창업자등.

- 노동 비자는 대략 15일 이내에 후보자 출신국의 프랑스 영사관에서 배부되고 체류증 Passport Talent(4년)를 취득하게 하며 갱신 가능.


대기업들의 적극적 역할

유럽 선진국들에서는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하여 국내외 대기업들이 적극적 역할을 하고 있다. 유럽 선진국에서는 글로벌 대기업이 적극적으로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또는 인큐베이터를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 기업형 벤처캐피털(Corporate Venture Capital·CVC)이 스타트업을 생태계를 육성하고 있다. 구글(Google), 인텔(Intel),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같은 IT 기업들의 주도로 적극적인 CVC 투자를 하고 있는 미국은 전체 VC 시장에서 CVC가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는다. 중국, 일본 등 아시아권에도 시장 촉진 지수 CVC 투자가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를 중심으로 CVC 투자가 활발한 중국은 2018년에 203억 위안(약 24조 원)의 CVC 투자가 이루어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글로벌 CVC 투자액은 2019년 571억 달러로 달한다.

생태계 선진국 사례들에 비추어 볼 때 우리나라가 경쟁력 있는 스타트업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측면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

벤처 전문 투자은행 육성

우리나라 벤처투자 지원제도는 큰 성과를 이루고 있고 결과로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직접 투자를 실행하는 투자은행의 시장 촉진 지수 역할 아직 미흡하다. 간접지원 원칙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공재원을 직접 투자하거나 빌려주기보다는 민간 자산운용사에 재원을 나누어 주거나 간접적인 신용 보강 형식을 취하고 있다.

미국과 같이 벤처기업에 대한 특화된 대출제도나 투자 제도를 전담하는 투자은행을 설립할 필요가 있다. 설립주체는 미국처럼 민간이 주체가 되어 설립하는 방법도 있고, 영국처럼 정부가 공공금융기관으로 설립하는 방법도 있다. 제3의 방법은 프랑스와 독일처럼 기존 공적 금융기관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민간 대형 투자은행들이 혁신투자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고 유인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민간 투자은행이 역할이 강화되면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금융투자 기업들이 초기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인큐베이터 역할, 지분 인수 매각 등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M&A를 활성화하여 회수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다.

투자은행들이 일반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소유하는 시장 촉진 지수 것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투자 목적의 스타트업 소유··지분 투자에 대해서는 금산 분리 규제를 제한적으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

상생 협력적 혁신 촉진

벤처 생태계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 시스템에 만들어져야 한다. 기술전쟁이 격화되면서 ‘오픈이노베이션’ 성패는 첨단 대기업 운명도 좌우한다.

그러면 후발 주자로서 한국에서는 이러한 개방형 혁신 체계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혁신 역량은 기업 규모별로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종업원 500인 이상 제조기업의 혁신율은 70% 이상인 반면 50인 이하 기업에서는 혁신율이 17%에 불과하다.

우리가 개방형 혁신 체계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혁신 역량이 높은 대기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혁신 협력 관계를 만들어 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형 벤처캐피털(CVC)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해 CVC 보유에 대한 규제가 일부 완화되었지만 여전히 경쟁국에 비해를 제한적인 수준이다. 국내에서 CVC에 의한 벤처투자가 불가능한 국내 대기업은 미국에서 CVC를 설립하여 미국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국내 대기업이 미국 벤처 생태계에 기여하고 있는 역설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개방적 벤처 생태계 조성

해외 창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도록 유럽식 창업 비자제도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해외 인재가 우리나라에서 성공적으로 창업하면 그만큼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된다. 첨단 기술 산업의 세계 공장은 해외의 기술 두뇌와 창업가들이 우리나라로 모여들 때 가능하다고 본다.


전병조 필자 주요 이력

▷전 KB증권 대표이사 ▷전 기획재정부 본부국장 ▷전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전 아시아개발은행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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